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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보] 하늘을 가르며 일상탈피, 五感 충족 짚라인 - 경희의료원 월간의료생활 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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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의료원 Webzine 월간 의료생활 2010년 2월호

     

    生生레포츠 - 하늘을 날다 짚라인

     

     

    하늘을 가르며 일상탈피,

    五感 충족 짚라인

     

    걷기, 뛰기, 자전거나 오토바이 타기. 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다. 이제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태야겠다.

    바로 짚라인이다. 금속 와이어에 연결된 도르레 (트롤리)에 몸을 맡기고 하늘을 날면서 산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쒜에에엑. 와이어와 트롤리가 만들어내는 금속성 마찰음조차 상쾌하다. 별로 힘이 들지 않기 때문에 숲은 더 가깝게 다가온다. 도끼로 찍어낸 듯 기암괴석이 만들어 낸 절벽과 계곡, 쇠등처럼 굽이굽이 늘어선 능선들이 두 눈 가득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슈퍼맨도 하늘을 날 때 이런 기분이었을 것 같다.

     

    짚라인 페험을 위해 경북 문경시 불정자연휴양림을 찾았다. 중부내률 고속도로 문경새재 인터체인지를 벗어나 3번 국도로 10여 km를 달려 도착한 곳. 휴양림 입구에서 짚라인 문경 간판을 내건 건물을 찾을 수 있다. 탑승 동의서에 주소, 이름, 체중, 심장병 유무 등을 적어낸 뒤 장비를 착용했다. 특이한 것은 하네스. 허리와 양쪽 허벅지를 잡아주는 일반 암벽등반용 하네스에 엉덩이 받침과 어깨 끈이 달린 형태다. 짚라인 가이드는 "거꾸로 매달려도 벗겨지지 않게 특수 제작한 하네스"라고 설명했다.

     

    짐칸 양쪽에 다섯 명씩 마주보고 앉을 수 있게 개조한 1톤 화물트럭을 타고 10분 정도 산길을 올랐다. 태백에서 갈라져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으로 뻗어 나온 소백산맥 줄기답게 산세가 비범했다. 20여 개의 계단을 올라 출발 지점 꼭대기에 섰다. 125m 전방에 보이는 도착 지점이 엄지손톱만큼 작아 보였다. 도착 지점까지 가는 것은 고사하고 네댓 걸음 길이의 출발선 끝까지 발을 뗄 수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와이어에 트롤리를 걸고, 하네스를 연결하는 랜야드와 보조 안전선을 트롤리 구멍에 끼워 넣었다. 드디어 뛸 차례가 왔다. 망설임을 알아챈 듯 출발을 도와주던 가이드가 "뛰세요"라고 소리치며 사정 없이 밀어냈다. 몸이 붕 허공에 떴다. 무엇을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는지 기도하듯 두 손을 모아 랜야드를 부여잡았다. 고개를 돌려 경치를 즐길 여유 따윈 없었다. 10여 초만에 도착. 첫 코스는 싱겁게 끝났다.

    산길을 10여 m 내려가니 숲길을 따라 126m를 질주하는 2코스가 나왔다. 앞에서 의도하지 않게 360도 돌면서 우아하지 않은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멋지게 해보자는 의욕이 일었다. 몸을 회전시키려면 트롤리와 랜야드를 연결하는 삼각형 모양의 금속고리를 비틀면 된다. 갑빠 (가슴 근육의 신조어)가 있지. 군대도 다녀온 남자이지 않은가라며 자기 최면을 걸었다. 목소리를 낮게 깔고 가이드에게 "알아서 뛸 테니 밀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열심히 뛰었다. 이번 코스는 지면에서 20m 정도 높이여서 계곡을 가르는 전 코스보다 덜 무서웠다. 공중에서 한두 바퀴 돌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몸 방향을 조절하는 것도 익힐 수 있었다.

    다음 코스는 정말 멋지게 타리라. 3코스는 지상 46m 높이로 166m를 날면서 불정산의 경치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다. 출발과 도착지점과의 고도 차는 20여 m로 총 9개 코스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면과의 이별은 이제 익숙했다. 오른쪽을 보면 산 정상,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산기슭이다.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어 가슴 속까지 시원했다. 의도하지 않게 공중에서 맴을 돌지도 않았고, 다리를 올려 몸을 L자로 만들면서 착지까지 완벽했다.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플립 점프에 견줄 수는 없겠지만 100점 만점에 99점 정도는 줘도 충분할 듯 했다. 별 거 아니네라는 자만심으로 어깨가 올라가려던 찰나 4코스는 뒤로 타란다. 도착지점이 얼마나 남았는지 어디서 끝나는지 눈으로 확인하지 못해 공포감이 느껴지지만 눈은 호강한다. 앞으로 탈 때보다 넓은 시각으로 여유 있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두 명이 서 있기도 비좁은 철제 사다리 위에 착지하는 5코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날다람쥐처럼 비행하는 6코스, 나무 위로 낮게 날면서 숲을 감상할 수 있는 7코스 등 감탄사를 발할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코스를 숨가쁘게 소화해냈다. 비행 중 두 손을 놓고 누워 하늘을 바라볼 만큼 두려움은 오간 곳 없이 사라졌다. 길이 201m의 8코스, 360m의 9코스를 타면서 모든 풍경을 두 눈에 담고 싶었다. 두려움이 없어지자 날아가는 새도 보였고, 고개를 돌릴 여유도 생겼다. 총 1.3km 구간에 조성된 9개 코스는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잘 차려진 프랑스 요리처럼 오감을 충족시켰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요리는 배가 부르면 더 먹을 수 없지만 짚라인은 9개 코스를 다 타고 내려오다가 또 올라가고 싶은 욕망이 불끈댄다는 것 정도일까.

     

     

    짚라인 (Zipline)이란?

    짚라인은 코스타리카와 하와이 등 열대우림지역 원주민들이 뱀, 벌레, 독성 식물들을 피해 큰 나무 사이에 연결된 로프를 타고 이동하던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이동수단뿐 아니라 레포츠로서 호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역에 따라 플라잉폭스 (Flying Fox), 짚와이어 (Zip Wire, 티롤리언 크로싱 (Tyrolean Crossing)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짚라인의 매력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체중 30-130kg 이면 혼자서 탈 수 있다. 혼자서 타기 겁난다면 각자의 장비를 와이어에 연결한 뒤 안고 탈 수도 있다. 두 명이 함께 탈 때도 체중 합계가 130kg을 넘어서는 안된다. 사계절 어느 때나 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우비를 입고 빗방울을 맞으며 바람을 가르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경에서 즐길 수 있으며 총 9개 코스, 총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이다.

     

    문의 : 짚라인코리아 www.zipline.co.kr / 1588-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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